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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고 룸메를 구해볼까. 괭이님들때문에 안 되겄지. 누가 우윳구멍에 참치를 까서 넣어놨다. 쥐약이라도 들었을까 얼른 버리면서, 혹시 누가 다녀갔나 싶어 연락을 해 보니 본인이 아니란다. 복용중인 약은 대표적인 부작용이 자살충동이래고, 약때문인지 그냥 미친 건지 머릿속은 자꾸 헛생각으로 가득 차서 돌아버릴 것만 같다. 세상이 겁나 죽겠다.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편의점에서 맥주 네 캔을 사왔다. 종일 침대에서 엎드려 읽던 책은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내팽개치고 이불을 끌어모아 앉은 채로 맥주를 홀짝대기 시작했다. 얼마 전 선생님들과 마신 알코올이 아직도 몸에 남아있을 느낌이지만 주종이 다르니 무시하기로 한다. 맥주를 사는 도중 신분증 검사를 했다. 처음 가는 가게에서 종종 겪는 일인데 하필 신분증이 깊숙한 곳에 숨어있어서 맥주를 못 살 뻔했다. 나이 서른하나라는데 감사해야 할 일인지 탐탁잖아야 할 일인지. 오후 4시쯤 걸려온 전화에서는 낯선 사람이 내 근황을 물었고, 나는 딱히 숨길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해 간략한 근황을 전했다. 그리고 수화기 넘어에서 들려온 소리는, "많이 힘드시겠어요". 하, 어쩌란 말인가. 위로를 받고자 한..
누군가가 갑자기 책 한 권을 보내왔다. 의미를 모르겠으니 일단 읽어보기로 한다. 제목은 오직 두 사람 작가는 김영하 장르는 소설이다 다 읽고 책이나 사야겠다.
내일은 꼭 정리해야지
- 잠이 안 와서 동네 마실을 나온 김에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과 볶음우동?을 사서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있다. 아.. 그냥 키츠네우동을 살 것을. 먹기 전부터 만족도가 바닥일 것만 같은 비주얼이다. 다음부터는 절대 안 사야겠다고 굳게 마음먹는다. 한 30분 전에 약을 또 먹었는데 술을 마셔도 될지 모르겠다. 간이 사망하거나 정신이 사망하거나 둘 다일 수도 있겠다. 내일도 출근을 해야 하는데 이 시간에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밤바람이 차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갈 길이 너무 멀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현금을 뽑아서 바로 앞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고, 연신내문고에 들어가서 뻔한 말만 적혀있는 심리학 책을 훑다가 가격이 과하게 설정된 것 같은 디자인 책을 스치듯 넘기고는 세상에서 제일 쉬울 것 같은 영어책을 한 권 사서 들어왔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혼자서는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시선이 가는대로 발을 옮기고 그냥 앞에 있는 것들을 하나둘 훑다가 손에 잡힌 책 한 권을 계산했다. 나를 위해 행동하는 방법 자체를 잊은 것 같다. 오늘 하루는 멍했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어서 카페에 엎드려 한 30분, 급한 일 처리를 위해 다이어리에 동그라미를 수어 번, 벽제에서 밥을 먹고 유자를 마시고 선생님들과 담소를 조금 나눈 뒤에 다시 멍. 창업넷에 카드 결재건 등을 처리하고 패널..
- 상태를 보니 오늘도 자기는 글렀다. 병원에서 왠지 먹기 우려스러운 약들을 처방받았다. 복약안내에는 안정제, 근이완제, 베타차단제 등등이 적혀있다. 아주 향정신성의약품의 향연이다. 의사선생님은 약을 먹으면 각종 증상들이 완화될 거라고 하셨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증상들이 여전하길래 한 포를 더 뜯어 먹었더니 좀 낫다. 오늘은 내내 약을 쏟아부었으니 술은 못 마시겠다. 이왕 병원 간 김에 수면제나 좀 처방 받아올 것을. 술도 못 마시는데 잠이라도 좀 자고싶다. 요즘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내내 굶으려다가 혹시나 포만감에 잠을 잘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두부를 사왔다. 이럴 땐 그냥 넘기기만 하면 되는 음식이 제격이다. 토기를 참으며 꾸역꾸역 속에 담아내고 있는 중인데 영 어지럽고 또 열이..
- 사실 그때 괜찮지 않았어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괜찮아지자.마주하다 보면 언젠가는 정말로 괜찮아지겠지.더이상 방치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