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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태를 보니 오늘도 자기는 글렀다.

  병원에서 왠지 먹기 우려스러운 약들을 처방받았다. 복약안내에는 안정제, 근이완제, 베타차단제 등등이 적혀있다. 아주 향정신성의약품의 향연이다. 의사선생님은 약을 먹으면 각종 증상들이 완화될 거라고 하셨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증상들이 여전하길래 한 포를 더 뜯어 먹었더니 좀 낫다. 오늘은 내내 약을 쏟아부었으니 술은 못 마시겠다. 이왕 병원 간 김에 수면제나 좀 처방 받아올 것을. 술도 못 마시는데 잠이라도 좀 자고싶다.

  요즘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내내 굶으려다가 혹시나 포만감에 잠을 잘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두부를 사왔다. 이럴 땐 그냥 넘기기만 하면 되는 음식이 제격이다. 토기를 참으며 꾸역꾸역 속에 담아내고 있는 중인데 영 어지럽고 또 열이 난다. 약을 한 포 더 까 먹으면 아마 더 아프겠지. 너무 아픈데 병명을 몰라 털어 넣었던 이부프로펜에다가 처방약인 아세트아미노펜 고용량까지 내내 겁나 퍼부었으니 무모한 짓은 자제하기로 한다. 


  매일 다시 끝난다. 내일은 시작은 고사하고 평타라도 쳤으면 좋겠다. 온전히 숨 쉬고 살기가 왜 이렇게 힘이 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