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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빙 돌아가는 란도리 앞에서 반쯤 꺾어 신은 신발을 가지런히 두고 자판기에 걸려 여섯 개나 뽑아버린 섬유유연제를 힐끗 보다가 한숨을 푹.
  예기치 않은 곳에서 훅- 하고 들어오는 과거들이 미우면서도 괜히 눈에 띄면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는 건 무슨 이유일까.
  매달린 꽃은 이미 시들어버린 지 오래인 데다 남은 건 겨우 사진 몇 장뿐인데, 깨알 같은 글씨는 여전히 내가 그 때에 있듯 줄지어 늘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