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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은 정신없이 괴로웠고, 나머지 1년은 약으로 누르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데 사실 아무 생각이 없어서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이제 입원치료를 권유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도 병변이 녹록지 않은 것 같다.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자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병원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그래도 이정도면 이제 나름 괜찮겠다고 정의하게 된 얇디 얇은 방어기제들이 고개를 스물스물 내밀어 대는 것 같다. 

편의점에서 IPA를 네 캔 사 와서는 사업계획서를 열심히 쓰다가, 정신 팔리는 전화 한 번에 무너지고, 두 시간동안 멍 때리다가 다시 편의점을 다녀왔다. 나가자 마자 비가 추적추적 오는 게 영 몸이 쑤신다 싶더라. 어쩌다 보니 일은 안 하고 4시간째 술만 마시고 있다. 이러다 몸에서 맥주가 흐를 것만 같다.